영장심사 마친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구속 후 두 번째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를 7시간 만에 종료했지만, 특검은 이례적으로 사흘 뒤인 20일 오전 10시 재출석을 강행 통보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 여사가 조사 내내 진술 거부권으로 일관했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즉각적인 재소환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피의자와 수사팀 간의 신경전이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18일 오전 9시 43분께 법무부 호송차에 몸을 싣고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전에는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가 1시간 42분간 이뤄졌다.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1시간 32분간 진행됐다.

이처럼 7시간에 걸친 소환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가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실제 조사가 이루어진 시간은 총 3시간 12분에 불과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게 될 20일 소환에도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하루 쉬고 바로 또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는 김 여사 측의 주장을 사실상 일축하고 재출석을 압박하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이후 14일에도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경위 등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때 명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한 2009년에서 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도 있다.

특검 들어서며 답변하는 김예성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지난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후 이날 처음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자신이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의 자금 총 33억8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IMS모빌리티가 대기업 등으로부터 184억 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인 '집사 게이트' 수사는 김 씨의 구속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와 김 씨 간 대질 신문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이날 조사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