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사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3일 김건희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범죄 사실에 해당하지도 않는 당원 명부를 확보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당원 명부를 확보하려는 시도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전당대회 진행 중인 시점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를 찾아 압수수색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한 뒤 취재진에게, 특검에서 요구한 특정 종교 단체 교인 명단 중 당원과 연관될 만한 20명의 명단을 자체 대조한 결과 "우리 당 당원인 분이 한 분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명부는 당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우리 정당의 목숨과도 같은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특검에서 불법적이고 무도하게 압수수색을 시도할지라도 결코 이해하거나 동의할 수 없으며, 당원 명부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압수수색 영장의 법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알선 수재인데, 특정인의 정당 가입이 금품에 해당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범죄 사실과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 무너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사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저지 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별위원회는 "특검이 특정 종교 단체의 신도 명단과 우리 당원 명부를 대조하겠다는 발상은 정당 민주주의와 종교의 자유를 동시에 짓밟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위헌적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해산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은 그 발언에 보조를 맞춰 실행된 정치 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별위원회는 "전당대회 기간에 당원들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고 개인정보를 침탈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통일교 신도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하여, 권성동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통일교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청탁 의혹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핵심 간부 윤모 씨가 권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도 이날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여의도 당사를 찾아 특검의 압수수색에 강력히 항의했다.
김문수 후보는 "검찰은 인권 보호가 목표인데,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의 앞잡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으며, 장동혁 후보는 "정치 특검의 광기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당대회 중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갑자기 압수수색을 한 배경에는 명백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고, 조경태 후보는 "조국과 윤미향에 대한 특별사면(특사)에 대한 여론이 매우 악화하니,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