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보수 진영 3선 의원 출신 이혜훈 후보자를 새로 출범하는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정통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점과 보수 야권 기반 이력이 특징이다.
이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마산제일여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다.
2004년 40세 나이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서울 서초구갑 후보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17·18·20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과 예산결산소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경제·재정·예산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번 지명은 비관료 출신을 통해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을 만들고 회전문 인사를 피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획재정부의 권한 집중과 남용 소지를 문제 삼은 바 있어 이번 인선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혜훈 후보자는 외부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경제학 전문성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예산결산위원회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국가 전략과 예산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받았다.
예산·결산 업무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현 정부가 적극적 재정 운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국회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전문성을 앞세운 실용주의와 함께 경제 성장을 위해 보수 진영을 포용하겠다는 통합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혜훈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정치적 색깔로 누구에게도 불이익을 주지 않고 적임자라면 어느 쪽에서 왔든 기용한다는 이재명 대통령 방침에 깊이 공감한다”며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은 정파나 이념을 떠나 협력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오랜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갈등과 분열이 국정의 큰 걸림돌이 된 지금 무거운 책임감으로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을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기획예산처 출범 시 예산 분야 전문 관료인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이 소속을 옮겨 후보자를 보좌하며 조직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혜훈 후보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 동기이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년 선배,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77학번으로 같은 과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