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사진=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조선 시장의 신규 선박 발주량이 2023년 대비 크게 줄어들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빅3'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23년 10퍼센트(%)대로 떨어졌던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수주 점유율이 2024년에는 다시 20퍼센트(%)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 조치로 일부 발주 물량이 한국으로 향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조선 시장의 누적 발주량은 4천499만 시지티(CGT, 표준선 환산톤수, 1천627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퍼센트(%)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은 1천3만 시지티(CGT, 223척)를 수주하며 글로벌 점유율 22퍼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퍼센트(%) 감소한 수치이기는 하나, 경쟁국인 중국(2천664만 CGT)의 수주량이 47퍼센트(%)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업계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2024년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수주 비율은 20퍼센트(%)대로 다시 회복될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해 한국은 1천98만 시지티(CGT)를 수주하여 점유율이 2016년 이후 최저치인 17퍼센트(%)로 떨어진 바 있다.

마스가 모자.사진=연합뉴스


우리 조선업을 지탱하고 있는 '빅3' 조선업체들 역시 2024년 호실적을 거뒀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이자 에이치디(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에이치디(HD)현대삼호 포함)은 올해 현재까지 총 181억6천만 달러(약 한화 23조6천80억 원, 129척)를 수주하여 연간 수주 목표인 180억5천만 달러(약 한화 23조4천650억 원)의 100.6퍼센트(%)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량인 209억2천만 달러(약 한화 27조1천960억 원)보다는 13퍼센트(%) 줄어든 수치이지만, 선박 건조 공간(독) 포화에 따른 선별 수주의 여파라는 것이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아울러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이래 5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 oil Carrier) 20척과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 13척 등 총 98억3천만 달러(약 한화 12조7천790억 원)를 수주하여 지난해 수주량인 89억8천만 달러(약 한화 11조6천740억 원)를 초과하는 실적을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엘엔지(LNG) 운반선 9척, 셔틀 탱커 9척, 컨테이너 운반선 9척, 에탄 운반선 2척, 원유 운반선 11척, 해양생산설비 예비 작업 계약 1기 등 총 74억 달러(약 한화 9조6천2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인 98억 달러의 76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추후 해양플랜트 추가 수주가 예정되어 있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려 지난해 고전했던 국내 조선업체들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힘입어 올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조선업 '빅사이클'(초호황기)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어, '마스가' 수혜를 받는 국내 업체들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2025년 조선업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