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군용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PG).사진=연합뉴스
국방부는 10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양국에 엄중히 항의했다.
우리 군은 이번 사안을 주권적 대응 차원에서 중요하게 인식하며, 앞으로도 KADIZ 내에서의 외국 항공기 활동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이광석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10일 오전 주한중국 국방무관과 주한러시아 국방무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KADIZ에서의 주변국 항공기 활동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명확한 입장을 전달했다.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일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한 후 이탈했다.
우리 군의 공군 전투기가 즉시 출격해 우발 상황에 대비했으나, 영공 침범은 발생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군용기는 울릉도와 독도 쪽 KADIZ에 진입했으며,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쪽 KADIZ를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러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하자 우리 군은 즉각적인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고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이는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국제적 관행으로는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가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 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KADIZ가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중국 군용기가 진입한 이어도 상공 KADIZ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공역이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번 중·러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은 연간 협력 계획 안에 있는 프로젝트로, 양국이 공동으로 지역 안보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지키는 결심과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이 정당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