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5월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광주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시대는 가면을 쓰고 운동을 했던 자들이 수십 년째 기득권으로 살면서 곳곳에 만들어진 그들의 진지에 전관예우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보스가 되고, 위선에 찬 과거를 사골 우려먹듯 우려내고 또 우려내 온갖 이권에 끼어들어 재산을 증식하고, 나라로부터는 보훈 보상금을 타 먹고, 자식에게까지 세습하는 시대다.
몇몇 깨어 있는 지식인과 힘 잃은 정치가는 이 시대를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천국과 지옥이, 진실과 거짓이 공존하는 모순의 시대라고 아우성치고 또 어떤 이는 ‘좌익무죄, 우익유죄’라는 말을 하며 무법천지의 세상이라고 울분을 토해낸다. 그래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 아래턱이 나온 임금과 아무리 명품을 입어도 천박해 보인다고 세인들로부터 경멸당하던 왕비는 쫓겨나지 않고 임기를 채웠고, 그사이 노령이지만 건강했던 유명인들이 유전자 주사를 맞아서 그런지 시름시름 죽어 갔지만, 희한하게도 가면 쓰고 운동했던 자중에는 죽은 자가 없었다.
이 시대의 교육부는 자유시장경제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사회주의의 배다. 아래턱이 튀어나온 임금과 그 신하들은 518을 구경도 못 해본 자가 518 유공자가 된 것처럼, 너무도 당연한 듯이 교육에 교자도 모르는 여성을 함장으로 만들었다. 학식과 덕망을 갖추고 오랫동안 교육에 몸담았던 사람이 아니라, 단지 좌익에 몸담았던 사람이라는 이유로 교육부 장관이 된 황당한 사건에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이 으레 그래왔으니 그러려니 하고 어물쩍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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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단 몇 초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학부모들이 찾아왔다. 마스크를 벗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쓰면 호흡곤란이 있다는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어떤 아이는 비후성 비염이 있었고, 어떤 아이는 비중격 만곡증이 심했으며, 또 어떤 아이는 입 주위 피부염, 또 어떤 아이는 천식이 있었다.
어떤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학교는 더 이상 학교가 아니고, 교육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니고, 교사는 더 이상 교사가 아니라고. 학교는 복종 기계를 무수히 찍어내는 공장이고, 교육은 원하는 기계가 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이고, 선생은 물들이고 깎고 조이는 기술자라고. 또 다른 학부모는 이 시대의 학교는 학생들을 파블로프의 개로 만드는 훈련소고, 교육은 끊임없이 반복하는 조건반사 훈련이고, 교사는 채찍과 당근을 주는 훈련사라고 했다.
인간을 계속 앞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추억이다. 추억은 기쁨과 행복의 기록이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고 평생을 꺼내 보고도 또 꺼내 보는 기록이다. 우리는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이 기록을 꺼내 희망과 용기를 얻고 꺼져가는 의욕에 다시 불을 붙인다.
가장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려 보라. 그것의 대부분은 어릴 때의 아빠 엄마, 가족, 친지, 친구, 그리고 뛰어놀던 동네, 학교 그리고 자연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신만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의 기쁨, 가족의 응원과 환호, 가족들과 낯선 곳으로의 여행, 처음 보았던 신기한 광경,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비를 맞으며 하던 축구, 내 뺨을 비벼주던 엄마의 보드라운 뺨, 걷다가 넘어졌을 때 안아주던 아빠의 힘센 팔, 티격태격했지만 내 편이 되어 주었던 친구, 힘들었을 때 내 손 잡아주던 선생님의 따뜻한 손들이 추억의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되는 것이다.
추억이 많을수록 인생은 아름답고 풍성하며, 태어남을 감사하게 된다. 내 인생의 좋은 양분이 되어 험난한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의지의 뿌리를 내 삶 속에 깊게 뻗게 해준다. 그리하여 뇌우와 태풍에도 부러지거나 뽑히지 않으며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올라 넓게 가지를 뻗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나무로 성장하는 것이다.
기쁨과 행복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 원천은 자유에 있다. 자유가 없다면 행복, 기쁨이란 것은 도무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가정에 자유가 없고, 학교에 자유가 없다면, 아이들은 쓸모없는 나무, 병약한 나무, 해가 되는 나무, 세상을 원망하는 나무, 불행의 씨앗을 가진 나무밖에 될 수 없다. 두고두고 꺼내 볼 추억이, 앞으로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추억이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거대한 사회주의의 배, 학교에 볼모로 잡혔다. 자유시장경제의 부력에 의해 떠 있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있어 난공불락이다. 아이들은 족쇄를 발목에 찬 것이 아니라 마스크를 코입에 찼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교육부는 말한다.
코로나에 걸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적은지, 걸려도 얼마나 잘 낫는지, 그리고 마스크가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에 대해서 어떤 의학 연구 결과가 나와도 무시하며 자체적으로 얼마든지 분석할 수 있음에도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지진이나 난 것처럼 부산을 떨며 등교를 막고 증상도 없는 아이들까지 막무가내로 코 목을 쑤셔 검사해댄다. 불리한 것은 한없이 축소하고 유리한 것은 한없이 확대하는 자들이 세상에는 존재하는데, 그들이 바로 사회악이다.
그들은 학생들을 사회주의의 배에서 노 젓는 방법을 가르치고, 노 젓는 노예로 삼는다. 자유를 나쁜 것, 평등을 좋은 것이라고 가르친다. 강자는 악에 연관시키고, 약자는 선에 연관시킨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기는 지적인 호기심을 지식과 이념의 주입으로 억누르고, 이성과 판단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며,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한다며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암암리에 부추긴다. 어찌 그뿐이랴! 다 말을 못 할 뿐….
그들은 맞벌이해야 하는 부모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 맞벌이하지 않더라도 사생활과 취미를 즐기고 예쁘게 가꾸고 싶어 하는 여성의 심리와 아이는 낳았으나 키우기는 싫어하는 자격 없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어린이집에, 유치원에, 학교에, 학원에 부모들이 아이를 매일 볼모로 보내지 않을 수 없음을 이용하고 있다. 그들에게 아이들은 마르지 않는 돈의 샘이고, 권력의 샘이여, 노 저어 주는 노예다.
사회주의 교육의 배는 오늘도 시장경제의 바다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잘 나가고 있다. 한 아이도 이탈 없이 노 젓도록 철저히 마스크를 코입에 채우고서.
어떤 엄마들은 이런 학교에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자퇴시키고 홈스쿨링을 한다고 한다. 이들의 아이들은 적어도 노 젓는 노예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아이도 모르는 미래의 성공과 행복을 준비시키기 위해 미리 교육을 강요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꿈과 끼’ 펼치는 교육…학벌 아닌 능력중심 사회
지난 2015년8월28일 교육개혁을 위한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백년지대계인 교육 기틀 마련을 위해 대한민국의 100년을 가꾸는 마음으로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행복과 창의인재 양성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장 자크 루소의 말에 의하면 가장 행복한 아이는 고통이 가장 적은 아이고, 가장 불행한 아이는 기쁨을 가장 적게 느끼는 아이다. 아이의 행복한 모습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마음은 평화로운 어린 시절의 경험은 누구나 소중히 여기고 그리워한다. 따라서 인생의 한시기에 아이로서 누려야 할 행복과 기쁨은 무엇보다도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모고, 자신보다 더 멋진 삶을 살 기회를 아이에게 줘야 하는 부모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다.
코로나로 인해 다행스럽게도 깨어나는 부모들, 행동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이런 부모들이 조금 더 많아진다면 사회주의 교육의 배는 침몰하고 말 것이다. 용기 내어 아이를 자퇴시키는 엄마들, 아이들의 자유를 위해 행동하는 엄마들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분들은 아이를 훌륭하게 길러낼 뿐 아니라 나라를 구하는 자랑스러운 애국자다.
오순영 칼럼리스트 /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