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사진=연합뉴스
크렘린궁은 크리스마스 휴전 구상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에 전쟁을 지속할 준비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휴전 제안 관련 질문에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숨 쉴 틈을 주고 전쟁을 지속하도록 준비하게 하는 휴전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크리스마스 휴전 구상을 지지하며 이 기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 "이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듯 합의에 이르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쟁을 멈추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며 유럽의 미래를 위해 평화를 보장하는 것을 원한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유럽 지도자들이 베를린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측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등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는 보도만 접했으며 공식 문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안전 보장 방안의 구체적 내용도 아직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이 가까워졌느냐는 질문에 "이 끔찍한 위기를 해결하기 직전에 있다고 매우 자신하고 꽤 확신한다"고 답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을 원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랴브코프 차관은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크림반도, 러시아가 노보로시야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흑해 연안 일대 등 점령 지역을 양보할 의향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랴브코프 차관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군이 주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하거나 동의하거나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마련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번갈아 만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핵심 쟁점인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문제는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돈바스 철군과 영토 양보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